파리 썸네일형 리스트형 파리에서 계절을 즐길 줄 아는 여유를 찾다 - 매일이 고단한 여행자의 패턴에 몸이 제법 익숙해진 듯, 저절로 같은 시간에 눈이 떠진지 며칠이 지났다. 단체로 소풍을 왔는지 사크레 쾨르 성당이 보이는 언덕 아래에는 어린 학생들이 왁자지껄하게 떠들고 있었다. 그다지 큰 기대없이 왔기 때문인지, 생각보다 작고 아담했던 이 곳이 나는 마음에 들었다. 사크레 쾨르 성당 아래 계단에서 울려퍼지던 바이올린 소리 때문이었는지는 몰라도, 그 곳에서 내려다보는 풍경 속에는 클래식한 파리의 모습들이 보이는 듯 했다. 잠시동안만큼은 누구의 시선도 상관없이 그 분위기에 심취해있어도 좋을 것만 같았다. 나는 지금 파리의 몽마르트 언덕 아래에 서 있으니까 - 순간의 자유로움을. 파리의 낭만을. 마음껏 만끽해본다. 오전이라 그래서였는지 몰라도, 다행히 복잡하다고 느낄 정도의 인.. 더보기 파리를 걷다, 익숙해진다는 것. 아스팔트로 덮힌 서울의 거리에만 익숙해져 있다가, 울퉁불퉁하고, 다소 투박해보이기까지 했던 유럽의 돌길을 걷는 것은 분명 색다른 경험이다. 유럽에서의 시간이 일주일을 넘어가면 어딘지 모르게 점점 무뎌져가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현대식 건물에만 길들여져있던 두 눈동자에 비춰지던 이 곳에서의 경이로움과 놀라움들도. 조금씩 사라져간다. 익숙해진다는 것은 그런 것이다. 나는 그렇게 눈에 보이는 모든 것들에 익숙해지고 있었다. 이정표가 가리키는 방향을 따라 발길을 옮기다가 닿은 곳은 노트르담 성당. 명소답게 성당 앞은 사람들이 가득 메우고 있다. 조금 의외라고 생각될 수도 있지만, 에펠탑의 2배 이상의 관광객들이 찾는 장소가 바로 이 곳이란다. (유럽의 대부분의 성당들이 그러하지만) 850년이라는 긴 세월을 견뎌.. 더보기 파리 이튿날, 계획없이 무작정 걷기 - 예상치 못했던 일들로인해 마치 폭풍과도 같았던 첫날이 그렇게 지나갔다. 다음 날 무엇을 할것인지. 어디로 갈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무런 계획도 일정도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아니, 정확히는 생각하지 않았다.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 빗방울이 뚝뚝 떨어지던 파리의 아침, 무작정 길을 나섰다. 몇 번을 봐도 익숙해 지지 않았던 파리의 지하철 노선도와 역 이름들. 제대로 읽을 수도, 어떻게 읽어야하는지도 알 수 없었지만 대강 스펠링만 눈에 익혀서 역 이름을 기억해두니, 돌아다니는 데에는 불편이 없었다. 출구에서 나오자마자 개선문이 보이는 Charles de Gualle Etoile(샤를 드골 에투알 ) 역에 내려 샹젤리제 거리를 걷는다. 문을 연 곳보다 열지 않은 곳들이 더 눈에 띈다. 비가 내리고 있던 탓인지..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