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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2.03

유인숙 [ 느리게 산다는 것에 대하여 ]


하늘과 구름과

그사이를 헤집고 나오는 햇살

나뭇잎 사이를 지나는 바람의 소리까지

가슴 가득 담을 줄 아는

고독한 자의 절대 행복이다.

 
느리게 산다는 것

어찌 보면 숨이 멎는 일이기도 하겠지만

모든 것을 소박하게 즐길 수 있는

내 안의 나에게 가장 필요한

생기(生氣), 또 하나의 여유인지도 모른다.


누군가에게

소중한 사람으로 가만히 머무는 일

느리게 산다는 것은

내 사랑보다 한 걸음 더 늦추어

그의 그림자를 밟으며 걸어가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