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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를 소중하게

Jenny♬ 2010. 5. 24. 18:59

요 며칠 계속 비가 내려서 그런지 정말이지 비가 몹시도 자주 내리던 도쿄 생각이 난다.
일주일에 이틀 정도 빼고 계속 내내 비가 내린 적도 있었다.
아니 2주 내내 온적도 있었지.
정말 이 나라는 무슨 비가 이렇게 많이 오나 싶었다.
마를 틈이 없는 베란다
가비킬라를 뿌리기가 무섭게 다시 생겨나는 창틀의 곰팡이들.
매일같이 닦아도 생기던 물곰팡이에 현관문 물방울들까지.
우울한 날씨덕에 마음은 물론이고 몸도 노곤노곤, 의욕은 안생기고. 장보러가기도 싫고.
뚝뚝떨어지는 빗방울에 눅눅한 아침 출근길은 정말 최악.(人身事故까지 일어난 날은 정말 대박-_-)
비바람에 우산 뒤집어지는 것도 흔한 일이었고.
무엇보다 빨래하는 것이 큰 곤욕이었지.
 
떠나올 때쯤 만났던 S모 언니가 "너 이제 가면 절대로 다시 오고 싶어질거다."
하고 웃으며 말하던 게 생각났다.
사실 난 한국에 오는 것에 대해서 크게 기대한 것도 없었고
도쿄를 떠나 오면서 이미 결정한 것에 대해 미련 남는 것도 없었다.
그래서 그런지 아직은 도쿄가 그리운 것은 잘 모르겠다. 다행인건가?
그렇다고 서울이 좋은 것 또한 아니다.
오기 전에 가면 이렇겠지. 하고 생각했던 것과 오히려 너무 다르구나 - 싶은것들이 느껴져서 되려 어색한 것도 있다.

가서 이거해야지 저거해야지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해야지 - 생각했던거.
사실은 그렇게 못하는 것도 많다.
이제 8월이면 새롭게 호주에 가서 생활하니까 그 전까지 만날 사람은 만나두고 싶고 해야할 일은 해두고 싶고
지켜야할 나와의 약속들은 지켜두고 싶은데
아쉽게도 생각처럼 쉽지 않네.

단지, 좋은 점이 있다면 지금의 나는 매우 시간적으로 여유롭고 자유롭고 (도쿄에서 만큼의 자유는 아니지만) 편안하니까 -
스트레스 받을 일이 딱히 없어 안정된 마음이라는거.
이 모든 것은 물론 일을 관두었기 때문이겠지.
지금 이러한 여유로움이, 이러한 평안함이 얼마나 갈지 또 언제 이런 시간들을 즐길 수 있을지
예측할 수 없으니 그저 하루하루 감사하게 그리고 보람되게 후회없게 많은 것을 하면서 많은 걸 느끼면서 
최선을 다해서 하루하루 보내야겠다. 
그냥 그런 생각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는 같다, 요즘엔.
계속 이런 여유를 느끼면서 살 수는 없는걸까 -